여름 시 / 여름과 관련된 시 모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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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 / 여름과 관련된 시 모음 (1)

by 생활 가이드 2025.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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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덥지만 나름 여름 이야기로 가득한 계절입니다.
익어가는 옥수수처럼, 한 알 한 알 안에 바람과 햇살,

기다림과 그리움이 희망이 있습니다.


나팔꽃이 피는 낮, 봉숭아 물이 들어가는 저녁,
매미 소리 멀어지는 여름밤까지—
그 모든 순간들을 시 한줄로 엮었습니다.

 

이해인 시인의 여름일기부터, 나희덕 시인의 옥수수밭이 있던 자리까지,
소박하고 아름다운 여름의 시들을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 목 차

 

  1. 여름밤 - 이준관
  2. 옥수수를 기다리며 - 황상순
  3. 옥수수 - 이재무
  4. 옥수수밭이 있던 자리 - 나희덕
  5. 찰옥수수가 익는 저녁 - 임동윤
  6. 여름날 - 김사인
  7. 나팔꽃 - 이해인
  8. 봉숭아 - 이해인
  9. 여름 노래 - 이해인
  10. 여름일기 - 이해인
  11. 여름단상 - 이해인

 

 

여름밤 - 이준관

여름밤은 아름답구나

여름밤은 뜬눈으로 지새우자

아들아 내가 이야기를 하마

무릎 사이에 얼굴을 꼭 끼고 가까이 오라

하늘의 저 많은 별들이 우리들을

그냥 잠들도록 놓아주지 않는구나

 

나뭇잎에 진 한낮의 태양이

회중전등을 켜고 우리들의 추억을

깜짝깜짝 깨워놓는구나

아들아 세상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많은 너는 밤새 물어라

저 별들이 아름다운 대답이 되어줄 것이다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 열 손가락을 펴서 하늘가에 달을 뿌려라

여름밤은 아름답구나

짧은 여름밤이 다 가기 전에

그래, 아름다운 것은  짧은 법 뜬눈으로

눈이 빨개지도록 아름다움을 보자

 

 

옥수수를 기다리며 - 황상순

 

옥수수를 딸 때면 미안하다

잘 업고 기른 아이

포대기에서 훔쳐 빼내 오듯

조심스레 살며시 당겨도

삐이꺽 대문 여는 소리가 난다

 

옷을 벗길 때면 죄스럽다

겹겹이 싸맨 저고리를 열듯

얼얼 낯이 뜨거워진다

눈을 찌르는 하이얀 젖가슴에

콱, 막혀오는 숨 머릿속이

눈발 어지러운 벌판이 된다

 

나이 자신 옥수수 수염을

뜯을 때면 송구스럽다

곱게 기르고 잘 빗질한 수염

이 노옴 어디다 손을

손길이 멈칫해진다

 

고향집 대청마루에 앉아

솥에 든 옥수수를 기다리는 저녁

한참 꾸중을 든 아이처럼 잠이 쏟아진다

노오랗게 잘 익은 옥수수

꿈속에서도 배가 따뜻하여 웃는다

 

 

옥수수 - 이재무

 

열병식 하는 병사들처럼

밭두둑 줄지어 서서

어느 날은 햇빛의 폭우에

어깨 축 늘어뜨리고

 

어느 날은 폭풍으로

땅에 닿을 듯하지

휘어져 흔들어대다가도

 

달 푸른 밤이면 쫑긋,

둥근 잎사귀 열어

하늘의 말 경청하는

옥수수들 보고 있자면

나의 미래 불쑥

얼굴을 내밀어 올 것도 같다

 

한 여름 달이 오른

지열의 적막 속에서

촘촘하게 박혀서는

누렇게 익어가는

옥수수 알들의 묵언을

나는 새겨 읽는 것이다

 

 

 

 

 

옥수수밭이 있던 자리 - 나희덕

 

어제까지 열려 있던 문이 닫혔다

바람에 소리를 내던

옥수수밭이 사라져 버렸다

 

옥수수가 사라지면서

흔들림도 허공도 베어졌다

허공은 잘 빛을 안을 수 있는 팔을 잃었다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입술을 잃었다

 

갑옷과 투구 부딪치는 소리

석탄을 지닌 산줄기가 먼저 폐허가 되듯이

열매는 실한 순서대로 베어져 갔다

밑동의 피는 아직 마르지 않았다

밭은 더 어두워질 것이고

성근 열매들은 여분의 삶을 익혀갈 것이다

 

피 흘리는 허공

희고 붉고 검은 옥수수알

수확한 옥수수를 자루에 넣는 손

푸른 자루를 실은 트럭이

산모퉁이를 돌아간다

 

 

찰옥수수가 익는 저녁 - 임동윤

감자꽃이 시들면서

정수리마다 자글자글

땡볕이 쏟아졌다

 

장독대가 봉숭아꽃으로

알록달록 손톱물이 들고

마른 꼬투리가 제 몸을 열어

탁 타닥 뒷마당을 흔들 때

옥수수는 길게 늘어뜨린

턱수염을 하얗게 말리면서

잠자리들은 여름의

끝에서 목말을 탔다

 

싸리나무 울타리가

조금씩 여위면서

해바라기들이 서쪽으로

깊어지고 있었다

 

철 이른 고구마가

그늘 쪽으로 키를 늘이면서

작고 여름 몸도 하루가

다르게 튼실해졌다

 

그때까지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옥수수 줄기처럼 빠르게

말라가던 어머니는

밤마다 옥수수 키만큼의 높이에

가장 외로운 별들을

하나씩 매달기 시작했다

 

그런 날 나는 하모니카가

불고 싶어졌다

그 여름이 저물도록 어머니는

가마솥 가득 모락모락

쪄내고 있었다

단맛의 차진 알갱이들이

노랗게 익을 때까지

 

 

여름날 -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복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갠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

 

 

 

나팔꽃 - 이해인

 

햇살에 눈뜨니 나팔꽃처럼

나의 생에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서 피워 올린

한 송이 소망 끝에 내 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순명보다 원망을 드린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봉숭아 - 이해인

 

한 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나는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한 거다

 

 

여름 노래 - 이해인

엄마의 무릎을 베고

스르르 잠이 드는 여름 한낮

 

온 세상이 내 것인 양 행복합니다

꿈에서도 엄마와 둘이서

바닷가를 거닐고 조가비를 줍다가

 

문득 잠이 깨니 엄마의 무릎은

아직도 넓고 푸른 바다입니다

 

 

여름일기 - 이해인

 

사람들은 나이 들면 

고운 마음 아진 마음

잃기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가 들어도

어찌 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넉넉하게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서

당신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서

당신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 줄을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 주십시오

 

당신처럼 뿌리 깊고

넓은 사랑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여름단상 - 이해인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땀을 많이 흘리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일하고 사랑하고 인내하고 용서하며

해 아래 피어나는 삶의 기쁨 속에

여름을 더욱 사랑하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며

여름을 시작하는 삶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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