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 / 여름과 관련된 시 모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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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 / 여름과 관련된 시 모음 (2)

by 생활 가이드 2025.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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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뜨겁고, 바람은 더운 숨을 내뿜는 한여름입니다.
매미 소리는 하루 종일 그칠 줄 모르고,

눈은 감았는데, 밤잠은 잘 오지 않습니다.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는듯 합니다.

 

한낮의 열기와 갑작스런 소나기 그리고 말하지 못한 마음들까지—
모두 여름 안에서 익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 여름의 감정들이 시 한 편 속에 있습니다.
지금, 그 시 한 줄이 우리의 여름을 조금은 시원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목 차

  1. 비 오는 날 아침 - 이해인
  2. 여름 숲 - 권옥희
  3. 여름 - 정호승
  4. 여름날 마천에서 - 신경림
  5. 여름휴가 - 김갑수
  6. 쓸쓸한 여름 - 나태주
  7. 매미가 없던 여름 - 김광규
  8. 시끄럽다 매미야 - 목필균
  9. 또 한여름 - 김종길
  10. 사랑 - 안도현
  11. 17년 만의 여름 - 이수익

 

 

비 오는 날 아침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 내는 검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대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여름 숲 - 권옥희

 

언제나 축축이 젖은 여름 숲은

싱싱한 자궁이다

 

오늘도 그 숲에

새 한 마리 놀다 간다

 

오르가슴으로 흔들리는

나뭇가지마다

뚝뚝 떨어지는

푸른 물

 

 

여름 - 정호승

 

꽃나무에 술을 뿌리다

술에 꽃잎이 지다

 

아버지는 채송화를 보고 울고

어머니는 보따리를 들고 집을 나선다

산 너머 우박이 쏟아진다

 

 

 

 

 

여름날 마천에서 - 신경림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 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첨벙 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다

 

 

여름휴가 - 김갑수

햇살은 눈부시나

또한 따갑고 등 떠밀며

흐르는 강물의 

가벼움과 무거움

이것이 바로 자연스러움인가

 

혹은 인간적으로 복잡한 사태일까

잠깐 생각했지

엿차엿차 투망질로

그득 잡힌 물고기를

물살이 밀면 물살을 맞고

물살 멈추면 스스로

물살인 양 파닥여도

촘촘한 그물에서 멀리 가지 못하지

인생이 잠깐 여름 휴가 찾아와

 

민물 매운탕 끓여 먹는

청명 유원지에서

부디 심각하지 말아요

이 멍청한

 

 

쓸쓸한 여름 - 나태주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울음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 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매미가 없던 여름 - 김광규

 

감나무에서 노래하던 매미 한 마리

날아가다 갑자기 공중에서 멈추었다

 

아하 거미줄이 쳐 있었구나

추녀 끝에 숨어 있던 거미가

몸부림치는 매미를 단숨에 묶어버렸다

 

양심이나 이념 같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후회나 변명도 쓸데없었다

 

일곱 해 동안 다듬어온 매미의

아름다운 목청은 겨우 이레 만에

거미밥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 걸리면 그만이다

매미들은 노래를 멈추고 날지도 않았다

유달리 무덥고 긴 여름이었다

 

 

시끄럽다 매미야 - 목필균

시끄럽다 매미야,

옛날에는 삼복더위

늘어진 가락에 숨이

턱턱 막혀와도

시원한 나무 그늘

속에서 네가 목청을 돋구어

한 곡조 뽑아주면

가슴속 더위까지 사라졌는데

요즈음은 네 목소리가

소음의 대상이 된다

 

시끄럽다 매미야,

도시의 너희들은 밤이 깊어도

독창이 아닌 합창으로 시도 때도 없이

소리치는 불협화음이니 사람들은

잠을 설치고 귀를 막는데

누군들 너희들을 예뻐하겠느냐

 

시끄럽다 매미야,

네가 그러지 않아도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의 체온 때문에

여름은 숨이 막혀 죽어 가는데

아파트 시멘트 벽에 뭐가 있다고

밤새 소리치고 또 소리쳐 내느냐

 

너의 천적이 사라진 요즈음

스스로 목숨 끊을 일이

아득하여 이러느냐

매미야, 매미야 

 

 

또 한여름 - 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어떻게 지나가는가

 

소나기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 보내는가

 

 

 

 

 

사랑 - 안도현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17년 만의 여름 - 이수익

이 여름을 한 번 울기 위하여

매미 유충은 땅 속에서

17년 간의 세월을 보낸다고 했다

 

깜깜한 지옥 어둠과 고독을 이겨내며

한철을 위한 준비가 기도처럼

오래오래 이루어졌으리

 

지금 한여름

불볕 뜨겁게 내리쬐는 한낮

거리의 가로수에 매달려

매미는 17년 동안

숙성시킨 침묵의 향기를

저 쨍쨍한 울음소리로 토해내고 있다

 

여름 지나면 목숨도 그칠

짧은 생의 핏빛 절창(絶唱)이

8월 염천을 건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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