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문득 시 한 편이 그리워지는 달입니다.
유난스레 뜨겁던 여름은 서서히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은 9월과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매미의 요란한 울음소리는 저만치 멀어지고, 귀뚜라미의 잔잔한 노래가 초가을의 밤을 채워주며, 새로운 계절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의 하늘을 닮은 9월의 아름다운 시를 함께 감상하며 마음의 힐링을 누려보세요.
● 목 차
- 9월이 오면 들꽃으로 피겠네 - 이채
- 9월이 오면 - 김향기
- 9월의 아침 - 김덕성
- 9월의 마지막 날 - 김경철
- 9월 마중 - 윤보영
- 9월의 노래 - 김덕성
- 구월의 이름 - 류시화
- 9월 - 나태주
- 9월에 - 고영민
- 9월의 기도 - 정연복
9월이 오면 들꽃으로 피겠네 - 이채
9월이 오면
이름 모를 들꽃으로 피겠네
보일 듯 말 듯 피었다가
보여도 그만
안 보여도 그만인
혼자만의 몸짓이고 싶네
그리운 것들은 언제나
산 너머 구름으로 살다가
들꽃향기에 실려오는 바람의 숨결
끝내 내 이름은 몰라도 좋겠네
꽃잎마다 별을 안고 피었어도
어느 산 어느 강을 건너왔느니
물어보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서글프지만은 않네
9월이 오면
이름 모를 들꽃으로 피겠네
알 듯 모를 듯 피었다가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혼자만의 눈물이고 싶네
9월이 오면 - 김향기
웃자라던 기세를 접는 마무며 곡식들
잎마다 두텁게 살이 찌기 시작하고
맑아진 강물에 비친 그림자도 묵직하다
풀벌레 노래 소리 낮고 낮게 신호 보내면
목청 높던 매미들도 서둘러 떠나고
들판의 열매들마다 속살 채우기 바쁘다
하늘이 높아질수록 사람도 생각 깊어져
한줄기 바람결에서 깨달음을 얻을 줄 알고
스스로 철들어가며 여물어 가는 9월
9월의 아침 - 김덕성
새아침 열리는데
어제의 악몽에서 깨어나
가슴을 펴고 구월을 힘껏 마시자
지난여름 이글거리던 햇살도
여인 마냥 사랑스럽게 안기는
구월이 열리네
가을향기 그윽한 입김으로 자아내며
밤송이 터지는 소리
먹음직스럽게 익는 가을을 알리네
얼씨구 좋다
희망으로 열리는 구월의 아침
모두에게 내리는 축복의 아침일세
9월의 마지막 날 - 김경철
구월의 시작부터 삐거덕거리더니
결국 못버티고 좌초가 된 걸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구월이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조용히 지나간다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고
건강보다는 찾아오는 아픔에
하루하루가 힘들었고
모자랐던 잠 더없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새기 일쑤였는데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는 남아있을 구월
너무 오래는 남아있지 않기를
9월 마중 - 윤보영
오늘은 일찌감치
9월 마중을 나섰습니다
함께 해온 8월을 데리러
9월이 오고 있는
행복의 언덕으로 가고 있습니다
새로 맞을 9월
넉넉한 10월 만은 못할 수 있고
정열적인 8월에 뒤질 수 있지만
그래도 9월은 중요한 달입니다
남은 열정으로 자기 역할을 다하고
웃으면서 10월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게
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우겠습니다
9월을 마중 가는 오늘처럼
10월을 마중 가는 그날도
9월과 웃으며 갈 수 있게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겠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듯
9월도 모두를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9월의 노래 - 김덕성
가고 옴은 순리라지만
더위를 단숨에 물리치고
그림 같은 세상 만들고 가는
아쉬움 너무 크고 아프다
초록 잎사귀 위에서
탱그르르 구르는 영롱한 가을 이슬
나를 깨우듯이 나팔을 불던
자주빛깔 넝쿨 나팔꽃
향기 그윽한 청백한 들국화
맑은 시냇물 흐르는 소리는
고운 산새소리
모두 아쉬움을 노래하네
어우러진 맑고 청량한 음색
커피 향에 젖어 부르는 마지막 노래
우리 날들과 같이 정겹게 부를
9월의 노래
구월의 이름 - 류시화
소나무 숲과 같이 있는 곳
그곳에 구월이 있다
소나무 숲이 오솔길을 감추고 있는 곳
구름이 나무 한 구루를
감추고 있는 곳 그곳에 비 내리는
구월의 이틀이 있다
그 구월의 하루를
나는 숲에서 보냈다
비와 높고 낮은 나무들 아래로
새와 저녁이 함께 내리고
나는 숲을 걸어
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나뭇잎사귀들은
비에 부풀고 어느 곳으로 구름은
구름과 어울려 흘러갔으며
그리고 또 비가 내렸다
숲을 걸어가면 며칠째 양치류는 자라고
둥근 눈을 한 저 새들은 무엇인가
이 길 끝에 또 다른 길이 있어
한 곳으로 모이고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모래의 강물들
멀리까지 손을 뻗어 나는
언덕 하나를 붙잡는다 언덕은
손 안에서 부서져
구름이 된다
구름 위에 비를 만드는
커다란 나무 한 구루 있어
그 잎사귀를 흔들어 비를 내리고
높은 탑 위로 올라가 나는 멀리
돌들을 나르는 강물을 본다
그리고 그 너머 먼 곳에도
강이 있어 더욱 많은 돌들을 나르고
그 돌들이 밀려가 내 눈이
가닿지 않는 그 어디에서
한 도시를 이루고 한 나라를
이룬다 해도 소나무 숲과 길이 있는 곳
그곳에 나의 구월이 있다
구월의 그 이틀이 지난 다음
그 나라에서 날아온 이상한 새들이
내 가슴에 둥지를 튼다고 해도
그 구월의 이틀 다음 새로운
태양이 빛나고 빙하시대와
짐승들이 춤추며 밀려온다 해도
나는 소나무 숲이 감춘 그 오솔길
비 내리는 구월의 이틀을 본다
9월이 - 나태주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서 먹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위에서 먹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9월에 - 고영민
그리고
9월이 왔다
산구절초의 아홉 마디 위에
꽃이 사뿐히 얹혀져있었다
수로를 따라 물이 반짝이며 흘러갔다
부질없는 짓이겠지만
누군지 를 당신들 생각으로
꼬박 하루를 다 보냈다
햇살 곳곳에 어제 없던
그늘이 박혀 있었다
이맘때부터 왜 물은 깊어질까
산은 멀어지고 생각은 더 골똘해지고
돌의 맥박은 빨라질까
왕버들 아래 무심히 앉아
더 어두워지길 기다렸다
이윽고 저녁이 와 내 손끝
검은 심지에 불을 붙이자
환하게 빛났다
자꾸만 입안에 침이 고였다
9월의 기도 - 정연복
시원한 바람이 분다고
너무 들뜨지 않게 하소서
마치 우리들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혹독한 무더위가 있었기에
신선한 가을도 있음을 알게 하소서
참된 기쁨은
슬픔 너머 찾아온다는 것
고통의 인내의 긴
터널을 통과하고서야
삶은 성숙되고 열매 맺힘을
늘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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