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어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문득,
당신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잘 지내고 계시지요?
이번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는데, 마치 긴 계절을 건너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계절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가을이라 말할 수 있겠지요.
푸른 나무와 곱게 물든 잎사귀가 어우러지는 그 어느 날 책 한 권 펼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 바로 가을입니다.
때로는 고독을 품고, 때로는 풍요를 안겨주는 이 계절, 올해는 그 고독과 풍요 모두를 즐겨보고 싶습니다.
● 목 차
- 바람 - 도종환
- 바람이 오면 -도종환
- 가을바람 - 이해인
-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 바람 부는 날 - 나태주
- 바람에게 묻는다 - 나태주
- 바람 부는 지구 위에 - 나태주
- 가을 바람에 - 서윤덕
- 바람 - 이재성
- 서시 - 윤동주
- 바람이 불어 - 윤동주
- 바람 - 언설맹이
- 가을바람 타고 - 김선희
- 바람이 분다 - 해우
- 가을바람 - 김혜영
-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 - 공혜경
바람 - 도종환
나무야 조금만 더 버텨라
바람은 지나가게 되어 있다
태풍이 남쪽 어디까지 왔다지만
그래서 허리가 다 꺾일 지경이지만
지나가지 않는 바람은 없단다
나무야 조금만 더 버텨라
바람이 오면 -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 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가을바람 - 이해인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은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바람이여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 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을 노닐 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갈 때는 안부를 궁금해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비를 맞으며
나 그대 사랑할 수 있음이니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바람 부는 날 - 나태주
너는 내가 보고 싶지도 않니
구름 위에 적는다
나는 너무 네가 보고 싶단다
바람 위에 띄운다
바람에게 묻는다 - 나태주
바람에게 묻는다
지금 그곳에는 여전히
꽃이 피었던가 달이 떴던가
바람에게 듣는다
내 그리운 사람 못 잊을 사람
아직도 나를 기다려
그곳에서 서성이고 있던가
내게 불러줬던 노래
아직도 혼자 부르며
울고 있던가
바람 부는 지구 위에 - 나태주
지구는 하나
꽃도 하나
너는 내가 피워낸
붉은 꽃 한 송이
푸른 지구 위에
피어난 꽃이 아름답다
바람 부는 지구 위에
네가 아름답다
가을바람에 - 서윤덕
나뭇잎이 물든다
나뭇잎이 춤을 춘다
나뭇잎이 쌓인다
나는 성숙되어 간다
바람 - 이재성
바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겐 따뜻한
봄바람이 되어주고 싶고
누군가에겐 시원한
가을바람이 되어주고 싶고
누군가에겐 정신이 번쩍 드는
겨울바람이 되어주고 싶다
바람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나의 유일한 바람이다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바람 - 언설맹이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어떤 날은 시원하고
어떤 날은 아프다
바람이 분다
어제는 씻어주더니
오늘은 파고든다
사노라니
너에게도
그에게도
그 바람이 분다
본디 방랑 바람이라
어느 곁 어느 가슴이든
바람이 분다
잊지 마렴 돌도 돌아
꽃향 모금고 올 테니
가을바람타고 - 김선희
가을 바람 선선한데
마음이 마음을 잃었다
감사의 마음도
기쁨의 마음도
이 가을 따라 사라져 갔다
바람 따라 불어오는
희망 한 구름 내게로 와
평안이 선물이 되어주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가을의 소리에 묻어 흐른다
가을바람이 선선한 이유처럼
마음 한편에 소망하나 담아
하얀 구름 실어본다
바람이 분다 - 해우
바람이 분다
숲이 꿈틀거린다
회색 하늘이 내려온다
어머니의 고된 세월 같은
땅 위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나뭇가지 끝, 까치 깃털이 흔들리고
내 마음이 흔들리고
모든 것이 눈물 젖듯 비에 젖는다
기쁨은 한순간에 지나가고
슬픔은 언제나 우리에게
친숙한 동반자
침묵의 창 넘어
슬픔, 두려움, 기쁨, 사랑과 미움 그리고
온갖 인간사(人間事)의 세월처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 - 김혜영
가을 하늘 파란 도화지에
구름 색연필로
그림을 그립니다
구름으로 그리는 엄마 얼굴
구름으로 그리는 아빠 얼굴
가을바람 살랑 와서
구름 엄마 구름 아빠 데려가도
괜찮아요
또 그리면 되잖아요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 - 공혜경
어느 날은
문득,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뭘 먹을까
어딜 갈까
뭐 하고 싶니
묻지 않고도 입속의 혀처럼
척척 감기는 그런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별을 따오고
손끝의 움직임만으로도
나를 발가벗겨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사람
음, 그런 사람
그렇게 속이 뻥 뚫리게 후련해지는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은 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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