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던 9월이 찾아왔습니다.
숨이 가빠지던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나니, 이제야 비로소 살맛 나는 기분이 듭니다.
길고 지루했던 여름의 길목을 벗어나니 바람결에는 한결 서늘한 기운이 묻어나고 하늘은 어느새 높고 깊어졌습니다.
절기상 가을이 시작되는 9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은 단연 코스모스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고운 자태를 지켜내는 코스모스처럼, 이 계절 또한 잘 지나갈 것입니다.
초가을, 오롯한 코스모스의 아름다움 속에서 마음의 여유와 작은 위로를 느껴보세요.
● 목 차
- 코스모스 커피 - 윤보영
- 초가을 아침 - 김덕성
- 코스모스 꽃밭에 누우면 - 정완영
- 코스모스 - 윤동주
- 코스모스처럼 - 정연복
-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 이대흠
- 가을을 느끼려면 - 용혜원
- 코스모스가 핀 들길 - 이광석
- 코스모스 - 조정권
- 코스모스의 가을 - 오보영
- 코스모스의 순정 - 임영준
- 코스모스 - 이해인 1
- 코스모스 - 이해인 2
- 내 사랑 코스모스와 들국화 사랑 - 해월
- 코스모스의 사랑 얘기 - 정재삼
- 코스모스 - 오광수
- 코스모스 - 운조
코스모스 커피 - 윤보영
커피를 마시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들고 있는 잔 속에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걸 보고
자세히 꽃을 보니
그대 생각이
꽃으로 피었습니다
가을이라서
그대 생각이 더 나는
코스모스 피는 가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초가을 아침 - 김덕성
아침 산책을 나서는데
여보, 가을이 왔나 봐요 쌀쌀하네요
아내의 음성이 들린다
냇가 어구에 서니
뜻하지 않게 홍백색 나팔꽃이
환하게 웃으며 마중하는데
날씨는 차지만 춥지 않다
아내가 고맙다
영롱한 이슬
땡그르르 구르며 재롱을 부리고
오늘을 기다렸는지
가을바람에 춤추는 코스모스
가을인가 봐
시리게 빛나는 가을빛
사뜻하게 물들이는 환희의 초가을
내 마음에도 오나
코스모스 꽃밭에 누우면 - 정완영
코스모스 꽃밭에 누우면
하얀 가을이 만져진다
풀벌레 울음소리도
고향 생각도 휘청거린다
꽃대가 휘청거리고
낮달이 휘청거리고
하늘이 내 곁에 내려와
그리움이 휘청거린다
코스모스 - 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라미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코스모스처럼 - 정연복
파란
하늘 아래
춤추는
코스모스
평안하고
행복한 모습이다
같은
하늘 아래
나도
코스모스처럼
한 생
춤추듯 살고 싶다
삶과 사랑의
기쁨은 물론
슬픔까지도
기꺼이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 이대흠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된다
저렇게 저마다
꽃을 피워 내면서도
꽃들은 다른 꽃을
다치게 하는 법이 없다
꽃 피운다는 게 누구를 밟고서
올라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꽃들은 이미 알기 때문이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코스모스
꽃길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 더불어 잎도 줄기도
기쁘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때쯤 하늘은 한 뼘 더 높아진다
제 그늘은 한사코 간직하면서
꽃은 그늘 아래 움츠리지 않는다
가을을 느끼려면 - 용혜원
가을을 느끼려면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거리를 걸어가 보라
외로움 끝에서 피어난
코스모스가 가을소식을 전하고 있다
가을을 느끼려면
강가로 나가 부드러운 물결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라
하늘빛이 너무도 파래
가슴까지 젖어들고 물드는 것을 느낄 것이다
가을을 느끼려면
아직도 그리움이 남아 있는
사랑하는 이와 속삭여 보라
그리움 끝을 서성이던 사랑을 깊이 나눌 수 있다
가을을 느끼려면
가슴이 저며오는 고독 속에 빠져보라
가을은 고독을 아는 사람에게
더 깊이 찾아온다
가을을 느끼려면
가슴에 젖어드는
가을바람 속을 걸어 들어가라
코스모스가 핀 들길 - 이광석
누구는 너를 보고 그리움이라 한다
누구는 너를 보고 외로움이라 한다
꽃대가 흔들려서 그리움인가
꽃대가 가녀려서 외로움인가
그러나 너는
그리움도 아니다
슬픔도 아니다
다만 '꽃'이라는 작은 언어의 몸짓일 뿐이다
보라, 늙은 농부가 위태롭게 경운기를 끌고 가는
어둑어둑 저문 들길을 꽃등 밝히듯
한 줄로 도열해 웃는 저 환한 눈망울을
억새풀 마른 가슴 적시는 새벽이슬처럼
삶의 상처가 너무 깊은 사람들의 마을에
아무도 닫을 수 없는 작은 갓길을 내고 있다
코스모스 - 조정권
십삼 촉보다 어두운 가슴을 안고 사는 이 꽃을
고사모사(高士慕師) 꽃이라 부르기를 청하옵니다
뜻이 높은 선비는
제 스승을 홀로 사모한다는 뜻이오나
함부로 절하고 엎드리는
다른 무리와 달리
이 꽃은
제 뜻을 높이되
익으면 익을수록
머리를 수그리는 꽃이옵니다
눈감고 사는 이 꽃은
여기저기 모여 피기를 꺼려
저 혼자 한 구석을 찾아
구석을 비로소
구석다운 분위기로 이루게 하는
고사모사 꽃이옵니다
코스모스의 가을 - 오보영
당신이 있어
내 얼굴이
더욱 곱게 빛납니다
당신으로 인해
내 자태가
멋지게 출렁입니다
청명한 하늘
소슬한 바람
당신들이 있음으로
비로소
이 가을에
나의 존재가
또렷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코스모스 순정 - 임영준
혹시 기억하시나요
어린 나의 순정을
가끔 눈물짓게 합니다
그대의 눈길이
밤마다 찾아주는
별빛들이
새겨주는 미소로
여백을 채워갑니다
꽃대마다 그리움을
받쳐 들고 싶다
코스모스 - 이해인
바람이
가을을 데리고 온
작은 언덕길엔
코스모스
코스모스
분홍빛 하얀빛
웃음의 물결
가느다란 몸매에
하늘을 달고
조용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소녀들
푸른 줄기마다
가을의 꿈 적시며
해맑게 웃는다
코스모스
코스모스
바람이 분다
코스모스 - 이해인
몸 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 숨결
오시리라 믿었더니
오시리라 믿었더니
눈물로 무늬 진
연분홍 옷고름
남겨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뜨거운 그 말씀
재가 되겐 할 수 없어
곱게 머리 빗고
고개 숙이면
바람 부는
가을길
노을이 탄다
내 사랑 코스모스와 들국화 사랑 - 해월
이른 아침
영롱한 이슬방울로 세안하고
촉촉한 얼굴로 외출하는
청순한 여인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아름다운 여심에서 묻어나는 상쾌한
코스모스 꽃향기
그 모습 청초함이 아름다워라
넉넉한 가을 들녘
포근한 사랑이 담긴 모성애
어머니 품같이 느껴지는 들국화
햇살 바람에 향긋한 들국화 향기
먼 산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내려오고 있어요
이젠, 고향 들에도 산에도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겠지요
코스모스의 사랑 얘기 - 정재삼
따가운 가을 햇살에
코스모스 꽃잎마다
반들거리며 팔랑일 때
날아가던 고추잠자리
앉을까 말까
망설이다 쉬어갑니다
올여름 유별난 고온 때문에
색색이 고운 화장을 하고
누가 보는 줄도 모르고
사랑의 몸짓 야단입니다
저토록 고운 모습
한들거리며
사량 얘기 끝이 없는데
휑하니 불어가던
사랑의 염탐자
갈바람 듣고 말았습니다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연지 볼이 발그스레 더욱 빛나는
연지 볼이 발그스레 더욱 빛나는
가을의 신부 코스모스는
하루 왼 종일 머리 조아려
사랑 얘기 끝날 줄 모릅니다
코스모스 - 오광수
저 길로 오실 게야
분명 길로 오실 게야
길섶에 함초롬한 기다림입니다
보고픔으로 달빛을 하얗게 태우고
그리움은 하늘 가득 물빛이 되어도
바램을 이룰 수만 있다면
가냘픔엔 이슬 한 방울도 짐이 되는데
밤새워 기다림도 부족하신지
찾아온 아침 햇살에 등 기대어 서 있습니다
코스모스 - 운조
외딴길 거닐다
모든 것이 낯설고
외로움이 파고들 때
길가 옆 화려한 코스모스가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홍빛, 자줏빛
바람 따라 흔들며
오서 오라, 오서오라
온몸으로 반갑게 맞아주면
외로움은 뒷걸음친다
정겹고 따스함
언제 다시 이 길을
거닐 때면 사랑스런
옛 추억 떠올리며 미소 짓네
코스모스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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